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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이아마을 동굴집(Cave House) - Villa Ariadni 본문

해외여행/그리스 (Greece)

산토리니 이아마을 동굴집(Cave House) - Villa Ariadni

꿈의푸른별 2020. 2. 12. 12:22

여행일 : 2020년 1월 20일

원래 계획은 산토리니 겨울의 편의성이 좋다는 티라마을에 숙박을 잡고 렌트카로 섬 곳곳을 가볼 예정이었다.

비수기에 대부분 숙소가 문들 닫기에 예약가능한 숙소가 많지 않은데다 이아 마을쪽이 티라에 비해 꽤 비싸다.

그러다가 몇 번 부킹닷컴 탐방을 하다가 우연히 이 숙소 추천을 보고 다른 동굴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예약을 했다.

이런 테마형 숙소는 애들을 꼭 데려가보고 싶었다.

Cave House는 말그대로 동굴집이다.

예전부터 화산섬인 산토리니 절벽의 산자락에 동굴처럼 파고 들어가 집을 지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Cave 형태가 많지는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view나 채광등 현대적인 휴양시설 관점에선 동굴형태가 도움이 별로 안될 것이기에...

 

우리가 묵었던 Villa Ariadni 숙소의 위치.

아래가 이아마을의 위성지도인데 저 사진만으로 판단했을때는 다들 모든 집들이 남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생각되고 

남쪽으로 경사가 진 형태로 보여진다.

 

 

그런데 막상 저기에 가보면 위성지도의 느낌과 상당히 다름을 알게 된다.

위 사진에서 포인트된 지점의 인근은 서쪽을 바라보고 경사가 져 있고 우측은 남쪽을 바라보고 경사가 져 있다.

이아 마을의 대부분의 길은 연결되어 있지만 좁고 경사가 심해서 다니기 불편하다.

다만 이아 마을을 가로지르는 메인도로를 이용해야 쾌적하게 다닐수 있다.

 

우리는 2룸 하우스를 1박 137.7 유로에 빌렸다.

무료 취소가능한 조건으로 예약했으므로 취소불가라면 더 저렴했을 것이다.

 

입실 전날 숙소측에서 계속 메일이 왔는데 왜 이리 자꾸 귀찮게 하나 싶었다. 

알아서 숙소찾아가면 될건데~ 하면서.

그 이유는 당일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는데...

우선 이 업체는 산토리니내에 5개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로 각 숙소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상주인이 없다.

그리고 산토리니 특성상 주소로 관광객이 숙소를 직접찾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몇 번이나 도착시간을 물었던 이유가 사람이 기다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각 숙소마다 미팅 포인트가 정해져 있는데  우리는 아래의 포인트로 안내를 받았다. 

(사실 예약확정후 메일에 첨부되어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혼자 찾아갈 궁리만 하고 있었음.)

훤칠한 미남 아저씨가 나와서 문을 연 레스토랑과 숙소 찾아가는 방법, 숙소내 사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젠틀함과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음.(숙소 안내에 무슨 프로페셔널까지... ㅎ)

 

 

위성지도로 보면 평평해 보이지만 이아마을은 능선과 절벽 위주로 구성된 마을이라 자동차의 접근은 뒷편으로 이뤄진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메인도로는 차량 통행이 금지 되어 있다.

남쪽의 마을쪽은 깨끗하고 이쁨이 뿜뿜하지만 차량이 다니는 마을 북쪽 편은 정리가 되지 않은 시골마을 분위기이다.

(이 자체만 생각하면 실망스러울 수 있음)

 

위 만남장소에서부터 차를 근처에 세우고 캐리어를 끌고 가야 한다.

우리는 5명에 캐리어는 두 개 뿐이어서 캐리어배달 서비스를 필요없다고 했는데 24인치 캐리어를 낑낑거리면서 끌고 오는 아내를 보니 참 맘이 안좋았다.

5유로 아깝기도 하고 별거아닌 거리라 생각해서 신청하지 않은 건데 좁은 계단길을 계속 내려오니 바퀴달린 캐리어가 오히려 더 불편하다.

퇴실할때는 무료로 캐리어 배달을 해줬는데 26인치를 메고 24인치는 들고선 혼자서 마을 입구까지 옮겨다 주었다. 

힘도 좋으심!!

이아마을 가신다면 캐리어에 대한 대비를 하길 바란다. 커도 힘들고 무거워도 힘들다~. 그렇다고 차에 두면 차가 털릴수도 있으니 놔둘수도 없고~

겨울 비수기라 사진속의 대형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도로변은 차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가 묵었던 동굴집 입구.

바라보는 방향은 남쪽이지만 섬의 서쪽 바다에 접하고 있다.

 

 

 

거실과 메인 침실.

긴 소파와 5인이 식사 가능한 식탁이 있다.

 

 

옆으로 케이블 TV와 wifi 공유기, 그리고 다수의 DVD와 영어원서 책이 많이 있었다.

아이들이 책을 제일 흥미롭게 찾아보았다.

이 거실에 들어서면 핸드폰 전파가 안잡힌다.

오로지 와이파이에 의지해야 한다. 

와이파이 안되면 통신은 Zero~

 

 

주방, 냉장고와 각종 그릇, 오븐겸 플레이트 기기, 토스트기, 전기포트가 있었다.

커피와 쿠키등도 있어서 첫인상이 상당히 좋았는데 막상 조리를 할려고 보니

오븐위의 플레이트가 제일 조그만것만 작동되고 나머지 두개는 고장이다!

귀찮게도 가져간 전기쿠커로 라면을 끓여먹어야 했다. 다른 전열기가 없었다면 난감했을듯~

오븐은 고장나지 않아서 점심때 포장해온 피자를 뎁혀 먹을수 있었다. 매우 다행으로 생각한다.

 

 

 

위 주방의 아래쪽으로 몇 계단을 내려가면 두 번째 침실이 위치한다.

창문도 없는 정말 동굴숙소가 맞다. 하지만 분위기는 아늑하고 좋다~. 방음도 좋을듯 하고~

 

 

침실엔 모두 이런 투박한 원목 옷장들이 있어서 침구들이 보관되어 있고 옷도 보관할 수 있다.

뭐 1박여행에선 이런거 안쓰잖아?

 

 

 

아래 사진의 우측이 화장실겸 샤워실, 화장실의 환기를 조그만 팬 하나에 의지하고 있어서 화장실 컨디션은 썩 좋은 편이라 말할수는 없었지만 엄청난 수압과 잘나오는 따뜻한 물은 불편을 주지 않았다.

 

 

 

벽면엔 이런 장식된 공간이 있는데 예전엔 장식용이 아닌 아궁이나 다른 공간이 아니었을까??

아주 오래된 벽돌의 느낌이 나지만 안쪽까지 깔끔한 백색 페인트가 두껍게 칠해져 있다.

 

 

현관의 출입문은 두꺼운 나무문인데 유리가 되어 있는 부분은 내부에서 그 부분만 오픈이 가능하다.

그 부분을 열지 않으면 거의 자연광이 들어 오지 않는다.

상부의 네모난 환기창은 방충망이 있을뿐 오픈되어 있다.

동굴집의 특성상 여름에도 시원하고 겨울에도 별도 난방없이도 따듯하다고 안내인이 설명해주었으나 

밤에 추워서 거실에 딱 하나 있는 에어컨의 온풍기능을 30도까지 올려서 밤새 작동했다.

아래쪽의 방은 온풍이 미치지 않아 더 추웠다고 한다.

산토리니의 난방은 냉온겸용 에어컨으로 다 처리하는것 같다. 전날 숙소도 온풍기능을 시켜서 난방을 했는데 아이들방은 새 에어컨이라 난방이 잘 되드만 우리 방은 소리만 요란하고 온풍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추운 밤을 보냈다.

 

 

 

이 동굴집들은 이웃집들과의 경계가 모호한데 2층~3층을 이루는 형태가 많았고 대부분의 건물의 꼭대기층까지 알뜰하게 사용하는 구조이다.

우리 숙소의 상부에 이런 야외베드를 놓아 주었고 프라이빗하게 사용하라고 알려주었다. (추워서 써보질 못했지만~)

이 공간의 뒤쪽에도 숙소가 있었고 그 위에도 숙소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3층 형태의 숙소이다.

따뜻한 때라면 이런 야외에서 바라보는 에게해는 꿀맛의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 집은 다른집과 다른게 외관을 노랑 페인트로 칠해서 이 집의 경계가 명확하다.

어디 까지인지, 어디로 가야할지도 쉽게 알수 있고~

 

 

이 숙소 바로 옆에 선셋포인트라고 알려진 이아성(oia Castle) 잔해가 위치하고 있다.

이 곳에 올라가서 숙소를 보니 이 집만 노랑~

 

아래 사진속 숙소와 위 위성지도의 숙소... 갭이 너무 크다. ㅎㅎ

 

 

산토리니도 아테네 못지 않게 고양이들이 많다.

고양이들이 사람이 그리웠던지 먹이가 그리웠던지 한 두마리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곳의 고양이들은 우리나라 애완견 마냥 사람들을 안 무서워하고 오히려 더 안기는 성향이다.

DNA가 다른듯....

고양이하면 깜빡죽는 둘째는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나중엔 개까지 와서리... 

이 녀석들은 다음날도 계속 눈에 띄던데 동네의 노는? 견공과 냥이들인듯~

 

 

 

막내는 새롭게 고양이에 푹 빠져서~

먹겠다고 사왔던 요거트와 시리얼은 그냥 냥이나 줘버리고~

 

 

 

침실에서 누워보니 

예쁜 실내이긴 해도 밖의 풍경이 더 보였으면 좋았겠다 싶다.

 

 

 

입실한 날은 해도 안나고 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여서 야외에서 뭘 하긴 힘들었다.

둘째날 해가 쨍~ 하고 나니 마치 다른 세상이 된듯했다.

 

 

 

이런데서는 느끼한 샷도 한 컷 찍어줘야~ ㅎ

 

 

여름이었다면 마을보다 사람을 더 많이 봤을 곳이지만 비수기의 장점인 조용한 마을을 오롯히 느낄수 있었던 이아마을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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